리뷰/책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 독후감 / 줄거리 요약

우주 universe 2021. 6. 5. 19:55
반응형

인문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인플루엔셜
 

  내 티스토리의 첫 독후감으로 이 책을 쓰고 싶었다. 이 책은 2018년도에 읽었었는데, 년도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주는 독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썼던 처음이자 마지막 독후감이기 때문이다. 한 학기에 최소 2권의 책에 대한 독후감을 써야 하는데 시험기간과 맞물려서 1권밖에 내지 못한 바람에 독서 장학금은 물 건너갔었다. 이때 당시에 이 독후감으로 정말 상을 받을 자신이 있었는데 학교의 독후감 내역에만 있는 게 아쉬워서 티스토리에 처음으로 써보려고 한다! (복사 붙여 넣기에 약간 수정한 거지만) 다소 길더라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ㅎ
 

  “세계는 아주 단순하며, 인간은 오늘이라도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는 철학자의 주장에 납득이 가지 않은 청년이 철학자를 찾아가 이를 반박하고 다시 철학자가 설명하기를 반복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때 철학자는 청년의 모든 반박을 아들러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이 책은 다섯 번의 밤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밤에서 철학자는 ‘트라우마를 부정하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철학자는 원인론을 부정하고 목적론을 지향한다. 이에 청년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친구를 예로 들어 원인이 없을 수 없다며 반박한다. 하지만 철학자는 어떤 원인 때문에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밖에 나갈 수 없다’라는 목적이 먼저고,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이유를 지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우리가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용기가 없어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고 과거는 존재하지 않으니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라고 한다.

  두 번째 밤에서 철학자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고민을 없애려면 우주 공간에서 그저 홀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니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옳다’는 확신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틀렸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승자와 패자를 나누지 말라는 것이다. 승패에 연연하다 보면 바른 선택을 할 수 없고 경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를 바로 보게 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 번째 밤에서 철학자는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고 주장한다. 철학자는 인간은 늘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필요로 한다는 청년의 말에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인의 기대 같은 것을 만족시키려고 하다 보면 진정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한다. 대신 과제의 분리를 하라고 한다. 즉,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는 것이다. 이는 두 번째 밤에서 이야기했던 인간관계 문제의 다른 해결법이기도 한데 여기서 아무도 내 과제에 개입시켜선 안되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이를 통해 타인의 미움을 받게 되겠지만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살 수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밤에서 철학자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은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공헌감이 필요하다고 한다. 게다가 공헌감만 잃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길을 헤맬 일도 없다고 한다. 이를 통해 철학자는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꿀 수 있다고 설명을 정리한다. 마침내 청년은 철학자의 생각 그리고 아들러 심리학에 동의하면서 책이 끝난다.
 
  처음 이 책을 읽으려고 한 이유는 베스트셀러였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였다. 쉽게 읽어보려 했는데 읽고 나니 상상한 것보다 더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책이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어서 나에게는 어려운 심리학을 설명문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로 이해가 되었던 것은 아니다.

  초반에는 나도 청년과 생각이 아주 비슷했다. 그래서 첫 번째 밤부터 철학자의 목적론에 충격을 받았다. 철학자에 따르면 이때까지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이 되어버린다. 최근에도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던 안 좋아 보였다. 원래의 나라면 원인을 그 사람에게서 찾았겠지만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고 싶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철학자의 말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생각을 받아들이고 나니 인생은 내가 선택하기에 달렸고 나만이 바꿀 수 있다는 말도 이해하게 되었다. 다섯 번째 밤에서 철학자를 인정한 청년보다 빨리 받아들이니 두 번째 밤부터 더욱 쉽게 철학자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철학자의 주장들 중에서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는 말이 가장 좋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나도 청년처럼 타인에게 인정을 받아야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철학자는 인정욕구를 부정하고 타인의 일과 나의 일을 분리하라고 했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타인의 행동은 나와 관련 없는 타인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철학자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뿐더러 쉽지 않기 때문에 실천하기 힘들었다. 이에 철학자는 나부터 행동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 대사가 내 마음을 꿰뚫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또한, 무대에서 나에게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관객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과거와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여 진지하게 살아가라는 철학자의 말도 명심하기로 했다. 이렇게 살아가면 분명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겠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미움받을 용기도 키워보려고 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완전히 실천하는 날이 언제 올진 모르겠지만 나를 위해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려고 결심했다.

반응형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세랑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2) 2022.08.12
서양미술사) 서론  (0)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