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ももへの手紙), 2012
애니메이션, 가족, 판타지
일본 / 120분
초등학생 땐가, 중학생 땐가 TV에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다락방에서 괴상하게 생긴 요괴들이 나왔다 정도만 기억이 나서 친구에게 말했더니 자신도 이 영화를 봤다며 이름을 알려줬다. 이름을 듣고 검색해보니 같은 영화가 맞았고, '나중에 무조건 봐야지'라고 생각만 한 채로 또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오늘 잠이 안 와서 영화나 볼까 하고 티빙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이 영화가 눈에 띄어서 드디어 제대로 보게 되었다. 어릴 때는 단지 요괴가 나오는 영화라고만 생각을 했지만 지금 보니 단순한 요괴 영화가 아니었다. 한국어 제목과 다르게 일본어 제목을 해석하면 '모모에게의 편지'인데 영화를 보면 왜 이 제목을 붙였는지 깨달을 수 있다.
영화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주인공 모모와 모모의 엄마가 엄마의 숙모가 살고 계시는 섬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이 섬은 천식이 심했던 엄마가 어렸을 적 1년 동안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섬으로 가는 배에서 모모는 '모모에게'라고만 적혀있는 편지장을 가방에서 꺼내 읽어본다. 이 편지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모모가 아빠의 책상에서 발견한 것이다. 엄마가 밖으로 나오자 모모는 이 편지를 숨기고 엄마와 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를 하던 도중 모모의 머리로 물방울 3개가 똑-똑-똑- 떨어진다.
숙모의 집에 도착한 모모는 짐 정리를 위해 숙모와 함께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다락방에서 요괴에 관한 책이 들어있는 상자를 연 후로부터 모모는 이상한 형체들을 보게 되고, 번개가 치던 날, 번개 빛에 의해 3명의 요괴 카와, 이와, 마메를 볼 수 있게 된다. (모모 무릎에 앉은 요괴가 마메, 모모 바로 옆이 카와, 그 옆이 이와) 위에서 말했던 물방울 3개가 요괴들이었고 물방울이 모모의 몸에 닿았기 때문에 모모가 요괴를 볼 수 있는 거라고 한다. 진짜 요상하게 생겨서 만약 내가 실제로 봤다면 보자마자 기절했을 것 같다.
모모도 처음에는 요괴들이 싫었지만 요괴들의 약점을 잡고 같이 지내다 보니 나름 편한 사이가 되었다. 약점을 이용해 모모가 나쁜 짓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지만 요괴들이 아이들의 물건, 농산물을 훔치는 행동은 고칠 수가 없었다. 농산물은 배가 고파서 그렇다 쳐도 아이들의 물건은 왜 훔치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몰라도 이 사진을 아는 사람은 많을 것 같다. 나도 영화보다 이 사진을 먼저 봤었는데 병맛 애니인 줄 알았다. 감동적인 영화지만 중간중간에 병맛스러운 장면들이 나와서 피식하고 웃게 된다. 이 사진은 요괴들이 하늘로 자신들의 임무에 대한 보고서를 보내는 장면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와가 실수로 모모가 소중히 여기는 아빠의 편지에 보고서를 적어 하늘로 보낸 것이었다. 처음엔 놀라서 거짓말을 하지만 후에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진짜 정체도 이야기해준다.
애니메이션은 결말을 알면 영화를 안 보게 되니까 이후 이야기는 영화로 봤으면 좋겠다! 내가 설명한 줄거리 이후부터 진짜 감동이 시작된다. 그리고 모모가 친구들, 요괴들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뿌듯해진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잘 이해하고, 감동받을 것 같다. 특히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안 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운다고 해서 마냥 슬프게만 만드는 게 아니라 나의 소중한 사람을 상상하게 하고 모모를 보고 나를 치유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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