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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리뷰 / 줄거리

soulful dreamer 2021. 12. 1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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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
멜로, 로맨스
오스트리아, 미국 / 100분
 

출처: 네이버영화

  새벽에 잠이 안 와서 영화나 한편 보고 잘까 싶어 티빙에 들어갔다. 들어간 영화 메뉴의 첫 화면에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가 있었고, 이름을 많이 들어본 데다가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었기에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남자 주인공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왔던 에던 호크(Ethan Hawke)라는 건 알고 있어서 언젠가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드디어 보게 되었다.
 

출처: 네이버영화

  미리 전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유럽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단 하루 동안의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남주 이름은 제시, 여주 이름은 셀린. 첫 만남은 셀린이 옆자리 부부의 싸움으로 인해 제시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작된다. 둘이 첫눈에 반한 것 같은데 서로 힐끗힐끗 쳐다보다가 이야기를 하게 되고, 말이 정말 잘 통해서 점점 더 상대에게 빠져드는 게 보였다🥰 딴 얘기지만 셀린이 프랑스인인데도 영어를 잘해서 미국인인 제시와의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나도 영어 스피킹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ㅎ 어쨌든 그대로 헤어지기 싫었던 둘은 제시의 목적지인 비엔나에 내려 함께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출처: 네이버영화

  여기서 시간이 하루밖에 없는 이유는 제시가 다음날에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이 비포 선라이즈이기도 한 것 같다. 일단 아무 계획 없이 기차에서 내렸기 때문에 둘은 무작정 비엔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위 사진은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장면인데 여기서 하는 대화를 듣고 있으니 뭔가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색하긴 하지만 주제가 끊기지 않는 대화, 처음 만난 상대와 이 정도까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플러스로 서로에게 호감이 있지만 아직 훅- 다가갈 순 없는데서 나오는 행동들이 너무 귀여웠다. 이 영화엔 설렘이 시작되는 상황을 귀엽게 표현한 장면들이 많아서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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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영화

  귀여운 장면들 중에서 최고로 귀여운 장면을 꼽자면 레코드 가게 씬! 레코드 가게에 레코드 하나를 골라서 들어볼 수 있는 감상실이 있는데 여길 함께 들어간다. 감상실은 서로 고개를 돌리면 정말 가까울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서로 동시에 바라보지는 못하고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는데 얼마나 흐뭇한지⸝⸝• ̫•⸝⸝ 롱테이크지만 나까지 보는 내내 설레게 만들었다. 이후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점차 어색함이 사라진다.
 

  위 영상은 나의 최애 장면이다. 성당 안이라 영화에서 가장 잔잔한 분위기지만 여기서의 대사가 나에게 있어서 새롭게 느껴져서 기억에 진하게 남았다. 해석하자면 셀린은 자신의 인생이 노파가 노후에 인생을 돌아보는 그 속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제시가 놀라서는 자신의 인생은 13살 꼬마가 미래를 상상하는 그 속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나는 제시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 셀린과 같은 생각을 했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제시의 말에 약간 놀랐다. 나도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런 상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아주 새로웠다.
 

출처: 네이버영화

  위 사진도 정말 귀여운 장면. 리뷰를 적다 보니 이 영화엔 정말 귀여운 씬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씬은 상황극처럼 셀린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제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이때 친구 역할이 제시(>̯-̮<̯) 이렇게 직접적으로 서로에게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질문들을 주고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알아가는 게 사랑스러워 보였다.
 

출처: 네이버영화

  돈이 없어서 호텔엔 가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 다니니 비엔나의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그중에서 가장 풍경이 돋보였던 장면이다. 서로가 마치 서로의 꿈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는 대화를 하는데, 진짜 꿈속에 있는 듯이 몽환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영화에 나온 장소들 중에서 젤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고 하면 여기를 고를 것이다. 
 

출처: 네이버영화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만 해도 하루의 로맨스로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고 결국 셀린이 기차를 타기 직전에 진심을 이야기한다. 사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또 만나고 싶다고. 기차가 떠나기 직전이라 6개월 뒤인 12/16 오후 6시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열린 결말로 끝났기 때문에 난 6개월 뒤에 이 둘이 만났다고 생각해야지라고 했다가! 속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배우로 비포 선셋(Before Sunset), 비포 미드나잇(Before Midnight). 아직 볼 생각은 없지만 비포 선라이즈를 본 것처럼 언젠간 봐야겠다.
 
  솔직히 비포 선라이즈의 초반을 보면서 약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뿐 아니라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주인공 두 사람의 대화로 전개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지루함이 깔려있다. 나는 지루함을 정말 못 견디는 성격이라 원래라면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영화를 껐을 텐데 이 영화의 어떠한 매력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다. 그 매력을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리뷰를 적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먼저 주인공들의 매력과 둘 사이의 케미이다. 일단 에단 호크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선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여기선 매력이 철철 넘쳐흐른다. 제시의 외모, 행동, 말투 전부 여심 저격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 같다. 이에 못지않게 줄리 델피(Julie Delpy)가 맡은 셀린도 볼매인 캐릭터이다. 각각의 캐릭터도 좋지만 두 사람이 같이 있을 때는 매력이 몇 배가 된다. 특히 두 사람의 대화는 딱 이 두 사람 사이에서만 통하는 느낌이 든다. mbti로 설명하자면 극'N'들의 대화(상상력 풍부한, 철학적인,,)? 처음엔 무슨 소린가 싶어도 어느샌가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빠져들어있다.

  배경인 비엔나의 풍경과 비엔나의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영화의 큰 매력이다. 영화의 마지막쯤에 주인공들이 갔던 장소 사진을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장소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무슨 대화를 했는지가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 게 좋았다. 내가 알게 모르게 두 사람의 대화를 정말 집중해서 봤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손금 봐주는 여자, 시를 써주는 남자같이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던 사람들이 기억에 많이 남고, 영화의 감초 역할을 해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리뷰를 쓰면서 영화를 다시 돌아보니 생각보다 나에게 여운을 깊게 남겼구나를 깨달았다. 그만큼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할 말이 많아서 글이 좀 길어졌다ㅎ 언젠가 이 영화에 나온 장소 리뷰를 적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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