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Titanic), 1997
멜로, 로맨스
미국 / 195분
예전부터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한 번도 안 본 타이타닉을 재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다. 타이타닉은 안 본 눈을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3시간이 넘는 긴 영화라 집에서 보기엔 부담스러워서 이때까지 보기를 미뤄왔던 것 같다. 포스터에도 적혀있듯이 4K 3D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 타이타닉을 본 전체적인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전혀 1997년에 개봉한 영화답지 않은 좋은 화질로 보는 주연들의 미모가 넘사벽이었다💘
일단 영화는 처음부터 과거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타이타닉호에서 살아남은 여주가 할머니가 돼서 과거의 이야기를 해준다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내용이 있었다.
처음은 신기하게도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는 잠수함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작 부분에 대해 아예 몰랐어서 1997년에 만들어진 것 같지 않은 영화퀄리티에 정말 놀랐다. 아님 내가 1997년을 너무 과소평가한 건가..? 탐사 이유는 타이타닉호와 함께 침몰한 값비싼 목걸이를 찾기 위함인데, 발견한 금고에서는 목걸이는커녕 종이 뭉치들만 나온다. 그래도 이 종이 뭉치를 조사해 보니 찾고 있던 목걸이를 찬 여인의 그림이 나타난다.
엄청 화제가 된 탐사였기에 이 그림은 뉴스에 나오게 되고, 이를 본 한 할머니가 자신이 그림 속의 여인이라 주장하며 탐사대를 찾아온다.
타이타닉호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탐사대를 위해 할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영화는 과거로 들어간다. 사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시절로도 유명한 영화라 여자주인공 '로즈'역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에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첫 등장 씬을 보고 정말 헉 소리 나게 아름다워서 깜짝 놀랐다.
로즈는 부자 약혼자를 따라 미국으로 가기 위해 타이타닉호에 오르고, 남자주인공 '잭'은 포커로 운 좋게(?) 티켓을 따서 출발 직전에 승선한다. 배에 오를 때 승무원들의 태도라던지, 객실의 분위기가 물질적으로는 로즈가 더 풍족했지만 감정적으로는 잭이 더 풍부한 모습이라 서로 대비되어 보였다.
사람들이 모두 승선한 후, 남은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받으며 타이타닉호가 출발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타이타닉호는 그 당시 가장 좋은 기술력을 담은 미국으로 향하는 꿈의 배였기 때문에 축하와 부러움이 담긴 작별인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말을 아는 나로서는 기뻐야 할 이 장면이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잭과 로즈, 두 사람은 신분차이가 있어 접점이 전혀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로 아는 사이가 된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하는 약혼, 자신과 맞지 않는 사교계를 버틸 수 없었던 로즈가 바다로 몸을 던지기 직전, 잭이 온몸을 다해 로즈를 구해주면서 이 관계가 시작된다. 그전에 잭이 로즈에게 첫눈에 반한 것 같은 장면이 있었고, 로즈를 계속 주시했기에 이런 우연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로즈를 구해준 대가로 로즈의 약혼자 칼이 잭을 사교계 저녁식사 모임에 초대한다. 사교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잭은 평소와 같은 일상복을 입고 모임에 참여할 생각이었지만 한 친절한 부인의 도움으로 완전히 환골탈태를 하고 참석하게 된다. 겉모습만 바꿨을 뿐인데 사교계의 사람들은 잭이 원래 같은 세계의 사람이었다는 듯이 대한다. 하지만 잭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던 칼과 로즈의 엄마는 잭에게 비꼬는 말을 엄청 많이 한다. 나였으면 화가 나서 부들부들했을 텐데 능청 만렙이었던 잭은 상황이 싸해지지 않게 정말 잘 받아치는 게 대단했다.
사람들을 대하느라 힘들었던 저녁모임이 끝나고, 이번엔 잭이 지내고 있는 3등실의 저녁모임으로 로즈를 초대한다. 1등실과는 완전 정반대의 분위기로 정해진 룰없이 밴드연주에 맞춰 춤을 추면서 자유롭게 즐기면 되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잭과 로즈의 표정은 1등실 저녁모임에 비해 몇만 배는 행복해 보였다. 영화 속 연기지만 실제로도 행복해 보여서 나까지 그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영화 속 내 최애 장면이 이 장면이다!😍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칼의 비서에 의해 두 사람의 싹트는 관계를 들키고 두 사람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 로즈는 칼과 엄마의 강압에 못 이겨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잭은 어떻게든 로즈를 만나기 위해 애쓴다. 끈질긴 노력 끝에 로즈를 만난 잭은 자신의 진심을 말하며 미국에 도착하면 함께 떠나자고 설득한다.
결국엔 로즈도 잭을 선택하고, 칼의 비서를 피해 다니며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타이타닉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도 이때 나오는데, 나는 이 장면보다 잭이 로즈의 누드화를 그려주는 장면이 더 확 와닿았다. 뭔가 잭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긴장되듯이 숨이 탁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로즈의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 같은..
그러는 사이 비극은 다가오고 있었다. 최고 속력으로 달리던 배가 바로 앞의 빙하를 피하지 못해 박아버렸고, 배에 손상이 커서 몇 시간 후면 바다에 잠기는 것이었다. 상류층이었던 로즈는 바로 구명보트를 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잭과 함께 하기 위해 이를 거부한다. 로맨스 영화로 잘 보고 있다가 이때부터는 재난영화가 돼서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간다.
끝까지 함께 배 위에서 버티던 둘은 배가 잠기기 직전 바다에 뛰어든다. 그나마 발견한 판자에는 무게 때문에 로즈만 올라갈 수 있었다. 빙하가 있는 곳이니 바닷물이 얼마나 차가울까..🥶 서로 대화하며 버텨보려 하지만 잭은 끝끝내 바다에 가라앉고 만다. 그래도 몇 시간 후 다시 돌아온 구명보트 덕분에 로즈는 목숨을 구한다. 이 장면에서 로즈가 목소리를 못내서 내가 대신 소리쳐 주고 싶었다😱
과거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고 할머니의 꿈에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사람들이 나오면서 영화가 끝난다. 1인칭 시점으로 마치 내가 로즈가 된 듯이 계단을 오르는데 실제로 겪은 일도 아니면서 울컥하며 벅차오르는 게 있었다. 연출👍
아,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목걸이의 행방은... 영화로 확인하기-⭐️ 처음에도 말했지만 긴 영화라 집에서 보는 것보단 영화관에서 보는 걸 강추한다. 특히 빙하에 부딪치고 나서는 큰 스크린으로 보니까 훨씬 박진감 넘쳤다.
사실 기대감이 너무 높았어서 그런지 재미는 기대에 못 미치긴 했지만 왜 계속해서 회자되는지 알 것 같은 영화이다. 음.. 만약 30주년 재개봉한다면 또 보러 갈지는 모르겠다. 안 본 눈을 사고 싶다는 사람들 심정이 이제 이해가 간다ㅎ 로맨스의 감동보단 타이타닉호 침몰의 긴장감을 처음 볼 때만큼은 절대로 못 느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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